Akira (1982)

많은 일본 만화를 보다보면 결말부에 간혹 이상한 장면이 나오거나 이상하게 결말나는 작품들이 있다. 갑자기 잘 나가다가 범우주적 시점으로 넓혀서 생명의 원리나 근원, 진화에 대하여 이상한 썰을 풀고 간혹 모든 유기체들이 합쳐지기도 하는 장면이다. 생각나는 작품만 해도 에반게리온, 간츠, 파이어 펀치, 아이엠히어로 등 대부분 미래나 포스트 아포칼립스적인 분위기를 가진 작품들이다. 사실 작품의 결말은 작품의 인상을 마무리하는 가장 중요한 파트라고 할 수 있는데 이렇게 여러 작품들에서 생명의 근원과 목적과 같은 근원적인 질문들에 대한 작가의 썰을 풀어놓는 식의 결말들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작품들이 어디서 영향을 받았는지 1982년작 아키라를 보고 알게되었다. 뿐만 아니라 이후 수 많은 동 서양 작품들이 영향을 받게 되는 도시 한 가운데에서의 폭발 혹은 폭주, 그리고 사이버 펑크와 포스트 아포칼립스적 분위기의 도시와 같은 요소들이 이 작품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1982년이라고 상상할 수 없는 고퀄의 작화와 스토리는 차치하더라도 이렇게 많은 요소들을 처음으로 한 만화에서 담아내고 지금까지도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놀랍다. 고대 역사 유적을 방문하고 온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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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스

오리지널스는 독창적인 사람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주었다. 독창적인 사람들이란, 단순히 현재의 상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사람들(크롬을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의문을 제기하고, 창의적인 생각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여 변화를 이끌어 낸 사람들이다. 하지만 통념과는 달리, 이러한 독창적인 사람들이 모두 엄청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자신의 위험을 분산하는데 귀재였다. 자신이 몰입하고자 하는 분야 이외에는 감정이 안정되도록 위험관리를 철저하게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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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론

생물의 진화는 돌연변이와 자연선택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바른마음의 저자 조나단은 진화의 매커니즘 중 하나로 집단선택 개념을 제시하였다. 집단선택이란 이 자연선택이 개체와 여러 층위의 집단, 즉 다차원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 결과 인간에게는 이기적인 본성과 주위 사회의 구성원들과 집단을 고려하는 이타적인 본성이 나타났다고 한다. 이 집단선택의 개념은 모순적인 인간의 본성을 잘 설명해준다. 다차원적으로 경쟁이 일어나는 사회에서 개체로서 인간에게 절대 우위의 생존전략은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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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른 마음

발달 심리학에 의하면 사람들은 백지상태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외부세계를 배우는 기본적인 틀을 갖추고 태어난다. 비록 경험을 통하여 이를 수정해 나가지만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구조는 갖추어져 있다는 뜻이다. 화자는 이를 찾아보기 위해 다양한 문화를 연구하여 도덕심 형성의 가장 보편적인 기초가 되는 5가지 요소를 발견하였다. 첫번째는 고통에 대한 배려, 그리고 이를 탄압하는 사람들에 대한 적대감이다. 두번째는 공평성과 상호 호혜성이다. 세번째는 자신이 속한 단체에 대한 충성심이다. 동물들도 기본적인 집단을 형성하기 때문에 이러한 의식이 있지만 거대한 집단을 형성할 수 있는 것은 인간이 유일하다. 네번째는 권위에 대한 존경심이고 다섯번째는 순결성과 신성함이다. 이는 반드시 성 관련된 것 뿐만 아니라 청결이나 건강과 같은 몸에 대한 전반적인 모든 것을 포함된다. 다양한 문화를 막론하고 인간이 느끼는 도덕심에는 이 다섯가지 요소가 강력한 후보를 차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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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헌법과 민주주의

최근에 개봉했던 영화 ‘캡틴 아메리카: 시빌워’가 재미있었던 이유에는 화려한 볼거리 가운데 생각할만한 주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힘은 다수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되는 것이 옳다는 입장과 다수가 항상 옳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 사이의 충돌이었다. 이와 같은 문제는 권력의 배분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이 권력의 배분문제는 정치학의 가장 큰 화두로서 사람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논쟁이 되었던 주제 중 하나이다. 미국의 헌법이 만들어질 무렵 미국의 국부들의 가장 큰 문제의식 중 하나는 다수의 전제의 가능성이었다. 미국의 정치제도는 미국 국민들을 반영하면서 동시에 어느정도 반영하지 말아야 했다. 이 결과 미국의 헌법에는 완전한 민주주의를 어느정도 방지하는 제도가 설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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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탄생

생각의 탄생이란 기존에 ‘지식’의 차원에서만 인간의 지적 능력을 판단하던 편견을 깨뜨려 주었다. 같은 재료로 훌륭한 요리를 만드는 요리사가 있듯이 같은 지식도 다양하게 사고하여 창조적인 결과물을 내는 사고의 달인들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들의 생각 방식들을 관찰하여 13가지 도구를 추려내었다. 하지만 이는 논리적 도구가 아니다. 진정한 앎이란 인지 이외에 직관으로서 느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위대한 생각의 달인들에게는 예술과 과학은 크게 괴리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직관은 통찰로 이러지고 창조적 생각의 원천이 된다. 사실로서 단순한 암기는 죽은 지식일 뿐이다. 외부의 지식은 개인의 내부에서 재구성 되어야 하며 생산적인 사고는 내적 상상력과 외적 경험이 일치할 때 탄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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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투표율이 최근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는데 이는 대표성의 위기를 불러올 수 있다. 이에 대한 원인은 정치적 대안으로서 사실상 보수만 대표되는 협애한 이념적 대표체제이다. 이러한 보수적 민주주의의 결과로 사회의 계급 구조화가 심화되었고 이는 교육 문제를 통하여 잘 나타난다. 또한 수도권으로의 지리적 초집중화가 심화되었고 이와 유사한 획일주의는 사회 구성원 개인의 황폐화로 까지 나타난다. 한국 민주주의의 그 밖의 특징으로는 준사법적 기능을 하는 대기업화된 거대 언론들, 대표하지 못하고 권력 투쟁에만 몰두한 정치, 전반적으로 보수화된 사회 등이 있다. 최장집 교수는 보수화된 민주주의의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에 대한 원인으로 민주화 이후 민주주의 세력들이 보여준 무능력을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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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

  1. 한 순간 순간 화면이 아름답다. 빛을 잘 쓰는건지 화면의 색감이 다르다. 파스텔 톤인가? 모르겠다. 확실히 산만하지 않고 안정감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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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나는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역사가이다.’ 저자는 전쟁에 참전했던 여성 군인들을 한명 한명 인터뷰하여 별다른 편집 없이 책에 수록하였다. 저자는 그 당시 한사람 한사람의 경험과 그 당시 느꼈던 감정이 모두 역사라고 생각하고 이를 수집하였다. 여성의 목소리로 듣는 전쟁은 기존의 역사의 관점과는 다르다. 20세기 초 유럽에는 국가의 국력을 결집하기 위하여 국가적으로 민족주의와 국가주의가 장려되었고 러시아는 공산주의 혁명을 통하여 공산화가 이루어 졌다- 가 이 시기의 배경에 대한 서술이다. 하지만 ‘국가주의’단어 만으로는 자신의 가족들을 버리고 국가를 지키기 위하여 자원 입대한 어린 소녀들과 어린 자식에게 지뢰를 들도록 한 어머니의 마음을 설명할 수 없다. 비록 이러한 감정들은 극히 개인적이지만 직접적이고 실질적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객관적인가? 전쟁에서 개인이 느낀 감정은 주관적이지만 객관적인 평과보다 사실에 가깝다. 나는 이러한 측면에서 이 책은 귀중한 사료이며 기존의 역사와는 시점이 다른 ‘소역사’라고 이름을 붙이고 싶다. 과거의 징병제도와 그 현황만큼 그 당시에 개인이 느꼈던 기억과 감정 또한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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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스 오브 카드

일요일 하루종일 하우스 오브 카드를 봤다. 역시나 내 취향에 잘 맞았다. 세상의 규칙을 잘 알고, 그 규칙내에서 이루어 지는 게임. 가장 재미있는 게임은 현실이다. 보는 내내 생각하게 되는 것은 ‘힘’이란 무엇인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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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쿠우스

인간은 각자 태어날 때 부터 다양한 욕망이 있다(이를 원초아, 이드라고 하자). 하지만 세상에는 허용되는 욕망이 있고 금지되는 욕망이 있다. 사회는 인간의 욕망을 깎고 다듬어 사회에 가장 적합한 욕망으로 나타낼 필요가 있다(이를 초자아, 슈퍼에고라고 한다). 인간의 사회적 자아는 무척 강력하기 때문에 자신 본래의 욕망을 드러내지 못하게 하고 이로 인하여 강력한 괴리가 생긴다(이 괴리를 극복하는 것을 자아, 에고라고 한다). 이러한 세계가 충돌할 때 인간은 혼란을 느낀다. 이러한 욕망들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형태로 잘 승화되기도 하지만 아닌 경우도 많다. 잘 승화되지 않는 욕망들은 자신만의 비밀로 억압되고 숨겨져 충족되지 않은 채로 살아간다. 하지만 성인 영화관에 가는 아빠처럼 자신의 충족되지 않은 욕망은 어떠한 형태로든 나타나기 마련이다. 인간은 모두 사회에게 인정받지 못한 욕망을 찌꺼기처럼 가지고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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