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우스


인간은 각자 태어날 때 부터 다양한 욕망이 있다(이를 원초아, 이드라고 하자). 하지만 세상에는 허용되는 욕망이 있고 금지되는 욕망이 있다. 사회는 인간의 욕망을 깎고 다듬어 사회에 가장 적합한 욕망으로 나타낼 필요가 있다(이를 초자아, 슈퍼에고라고 한다). 인간의 사회적 자아는 무척 강력하기 때문에 자신 본래의 욕망을 드러내지 못하게 하고 이로 인하여 강력한 괴리가 생긴다(이 괴리를 극복하는 것을 자아, 에고라고 한다). 이러한 세계가 충돌할 때 인간은 혼란을 느낀다. 이러한 욕망들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형태로 잘 승화되기도 하지만 아닌 경우도 많다. 잘 승화되지 않는 욕망들은 자신만의 비밀로 억압되고 숨겨져 충족되지 않은 채로 살아간다. 하지만 성인 영화관에 가는 아빠처럼 자신의 충족되지 않은 욕망은 어떠한 형태로든 나타나기 마련이다. 인간은 모두 사회에게 인정받지 못한 욕망을 찌꺼기처럼 가지고 살아간다.

인간은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또한 완벽을 추구하는 욕망이 있으며 완벽한 존재와 하나되고자 하는 욕망이 있다. 좀 더 설명이 필요하겠지만, 이러한 욕망들의 결정체가 신이다. 세상은 완벽하지 않고 불안하며 인간은 삶의 이유를 못찾는다. 그렇기 때문에 종교가 존재하고 현재 사회에서 가장 인정받는 형태로 자리잡은 것이 인간의 종교이다. 사실 어떠한 형태라도 상관없는 것이다. 여기서 주인공은 어머니가 기독교를 숭배하듯이 자신은 ‘에쿠우스’, 즉 말을 자신의 신으로 숭배한다. 에쿠우스의 특징은 완벽하고 자신이 추구하는 대상이자 성적대상이며 자신을 감시한다. 주인공은 말을 자신의 신으로 숭배하며 인간으로서의 극도의 쾌감(완전한 대상과 하나되는 마음)과 숭고함을 느낀다. 비록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믿음이지만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 주인공에 대해 정신과 의사는 질투를 느낀다.

정신과 의사는 이러한 잘못된 욕망(말을 숭배)을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형태로 거세해야 한다. 하지만 이러한 보편적 형태의 종교는 기존의 욕망을 똑같이 충족시킬 수는 없다. 이는 정신과 의사가 어린아이들을 ‘정상’으로 고친다는 것이 어린아이들을 죽이는 것과 같은 느낌을 느끼고 꿈을 꾸는 것으로 드러난다. 과연 본래 타고난 욕망을 다듬는 것이 그 아이에게 옳은 일인가? 자신을 설명해 보라는 ‘에쿠우스’는 이제 정신과 의사의 심연속에 자리 잡아 자신의 억압된 욕망을 계속 상기시킬 것이다.

+) 인간은 살아가는데 이유가 필요하다. 인간 행동의 원리를 파고들고 파고들다 보면 더이상 대답을 못하는 부분이 나오는데 이부분이 신이 아닐까? 그러한 면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돈’은 정말 신과 같다.

+) 인간의 문명은 이러한 다분화된 욕구를 하나로 정렬하고 다듬으면서 형성된 것이 아닌가?

인간의 욕구는 왜 다듬어져야 하는가?

종교는 무엇일까?

인간에게 신이란 무엇일까?

당신의 신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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