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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순간 순간 화면이 아름답다. 빛을 잘 쓰는건지 화면의 색감이 다르다. 파스텔 톤인가? 모르겠다. 확실히 산만하지 않고 안정감있다.
최고의 SF영화가 아닌가 싶다. 인간은 인간을 닮은 기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보게 된다. 인간을 닮는다는 것은 인간의 불완전함, 예를들어 자기 존재에 대한 의심, 불안, 질투, 분노마저 닮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계는 감정을 가질 수 있는가? 인간의 의사구조는 기계로 옮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기계는 왜 감정을 가져야 하는가? 그렇다면 인간은 왜 감정을 가져야 했는가? 희노애락애오욕은 왜 생겨났는가? 미생물은 감정이 없을 것이다. 단순히 삶의 욕구만 있을 뿐. 곤충은 고통과 쾌락 정도? 이는 유전자가 개체를 움직이는 용도로서 감정이 발달 되었을 지도 모른다(유전자 전달의 목적으로). 논리적 연산의 결과로 자신에게 미치는 영향이 긍정적이면 애착, 아니면 회피 일 것이다(감정이 생겨난 순서도 다를지도 모른다). 즉, 상황판단에 효율적인 도구로서 감정이 생성되었을 것 같다. 그렇다면 기계에게 감정을 부여하게 된다면, 이는 최적화, 불완전한 상황에서의 판단, 추정 등을 돕기 위해서 일 것이다. 하지만 높은 처리능력을 가진 기계가 감정이 필요할 것인가? 필요 없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계가 가진 데이터들이 인간에 의해서 생성된 것이라면 기계는 점점 인간을 닮아 갈 것이다.
점점 기술이 발달하고 개인의식이 발달하여 타인이 필요없게 된다면 인간이 해결해야 할 가장 큰 문제는 외로움이다. 이 영화에서도 외로움이 중요하게 다루어 지고 있다. 인간을 심심하지 않게 해주는 인공지능, 서로 성적으로만 충족시켜주는 폰섹스, 자신을 지키기 위해 증가하는 이혼, 타인을 생각하는 감정이 줄어들어 대필을 시키는 편지 등. 여기서 사만다의 핵심은 인간의 외로움을 해결시켜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는 인간의 엄청난 상상력도 한 몫을 한다. 예전에 간단한 채팅 프로그램에 애착을 느끼는 사람들에 대하여 들은 적이 있다. 외로움은 인간을 사회적으로 묶어주는 장치이다. 미래에도 외로움은 필요할 것인가? 필요 없다면 인간의 본연적인 감정은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 완벽한 인공지능은 인간의 외로움을 해소시켜줄 수 있을 것인가?